블록체인투데이 한지혜 기자
전 백악관 홍보국장이 도널드 트럼프(Donald Trump) 대통령의 암호화폐 사업이 부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.
7일(현지 시각) 크립토포테이토에 따르면 전 백악관 홍보국장 앤서니 스카라무치(Anthony Scaramucci)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 디지털 자산 서밋 연설에서 “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분야 참여가 일정 수준의 부패 경로로 이어질 수 있다”고 경고했다.
그는 “정치적 집중이 필요한 시기에 트럼프의 TRUMP 코인과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(World Liberty Financial) 등 암호화폐 관련 프로젝트들이 산만함을 유발한다”고 비판했다. 그러면서 “이러한 프로젝트는 잠재적 뇌물, 부정행위, 부패로 이어질 수 있는 경로를 만들 수 있다”고 덧붙였다.
이 같은 발언은 최근 트럼프와 관련된 밈코인(TRUMP)에 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나온 것이다. 블록체인 분석 업체 체이널리시스(Chainalysis)에 따르면, 이 밈코인을 구매한 총 200만 개의 지갑 중 76만4000개가 손실을 입었으며, 단 58개의 지갑만이 각자 1000만 달러 이상, 총 11억 달러 규모의 이익을 올렸다. 이러한 수익 편중 현상은 ‘내부자 거래’ 및 프로젝트의 투명성 문제에 대한 의혹으로 이어지고 있다.
TRUMP 코인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상위 보유자에게 트럼프 대통령과의 저녁 식사 초청을 약속하면서 급등세를 보였다. 이 행사는 오는 5월 22일 워싱턴 D.C. 인근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리며, 상위 25개 지갑 보유자는 리셉션 및 백악관 투어에 초청될 예정이다. 해당 발표 이후 코인에 대한 관심이 급등하며 시가총액은 최대 27억 달러까지 치솟았다.
4월 15일 이후 약 10만 개의 신규 지갑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, 이 중 절반 이상이 저녁 식사 발표 직후 생성됐다고 체이널리시스는 전했다. 이와 동시에 전체 공급량의 80%가 락업 상태임에도 불구하고, 프로젝트 관련 지갑에는 자동으로 수수료가 유입되면서 내부자들은 이미 3억2400만 달러 이상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.
다만 스카라무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반적인 디지털 자산 정책에 대해서는 “B+에서 A- 사이”라며 일정 부분 긍정적인 평가를 하기도 했다. 특히 백악관 암호화폐 고문 데이비드 삭스(David Sacks)가 민주당과의 협력을 모색하며 미국 비트코인 비축안에 대한 지지를 구축하려 한 점을 언급했다.
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으로 미국 전략 비트코인 비축 기구를 설립하려 한 시도에는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. 스카라무치는 “행정명령은 후임 민주당 대통령이 얼마든지 철회할 수 있기 때문에 비효율적”이라며 “이런 전략에는 반드시 양당의 공감대가 전제돼야 한다”고 강조했다.